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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2017)ㅣThe First Lapㅣ드라마ㅣ한국ㅣ2017.12.07 개봉ㅣ100분, 12세이상관람가ㅣ감독 김대환ㅣ 주연 김새벽, 조현철극영화/장편 2021. 1. 6. 00:41
기억에 남는 대사
"나 무서워 죽겠어" - 지영-
"일로 갈까?" -수현-
영화후기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 낯설고 서툴러도 설레임과 희망이 있지 않는가.
나긋나긋하게 무심한듯 내뱉는 말들 사이 여백에서 숨을 쉰다. 7년이라는 긴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해가 떠오르는 아침 수현을 향해 외친 지영의 말 "나 무서워 죽겠어"라는 대사는 낯선 길을 가는 초행자이라면 누구나 갖게되는 두려움이다. 영화 중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마지막 지영과 수현이 함께 촛불집회의 인파 속에서 길을 걸으며 서로 어디로 가야하는지 묻는 것으로 영화 초행은 끝이 난다.
잘 모르지만, 두렵지만 그럼에도 함께 팔짱을 끼고 나아가며 설레임과 희망을 갖는 것이 또한 초행의 묘미일 것이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결혼을 앞둔 애인과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어쩌면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처음으로 광화문 집회에 나와봤다는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한게 아닐까 싶다.
아직 미혼인 나에게 앞으로 닥칠 남일 같지 않은 상황이면서도 촛불정국을 통과하며 여러 혼란을 느끼고 연대감을 성취한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라디오처럼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게 되는 영화,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만났다.
고등학교때 진로를 바꾸며 수첩에 적어놓았던 시가 문득 떠올랐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프로스트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습니다.안타깝게도 나는 두 길을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나그네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음으로써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가 적어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이 곳에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 말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으나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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