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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2020ㅣ정승오 감독ㅣ극영화ㅣ한국ㅣ드라마극영화/장편 2021. 1. 2. 01:09
이장
Move The Grave , 2019 제작
한국 | 드라마 | 2020.03.25 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94분
감독 정승오 출연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첫장면
: 학교에서 아이가 크레파스로 눈코입이 없는 형상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모습
(이후의 대사를 통해 아이의 아빠임을 추측)
-부재하는 이에 대한 간접적 묘사
상징성
차 : 앞을 향해 나아가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
섬 : 가부장제의 고리타분한 습을 보여주는 공간
항아리 : 전복된 문화, 미러링
담배 : 담배를 태우는 여성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아버지의 시신을 결국 화장하게 되는 것에 대한 복선
갈등 상황 (갈등과 갈등의 연속, 혼재)
1. 동민이와 동민이 엄마인 혜영의 갈등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거짓말, 신뢰)
2. 보상금을 둘러싼 자매간의(금희와 혜영) 갈등 (각자가 처한 경제적 문제에서 생겨난 대립)
3. 큰아버지와 혜연이의 갈등 (아버지의 이장을 위해 장남인 승락이 꼭 있어야한다는 가부장제 문화와 그에 대한 거부)
4. 승락과 누나들 (아버지의 이장을 위해 잠수탄 승락을 찾아나섬)
5. 자매간의 갈등(혜연과 혜영) (가부장제, 승락,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모순이 빚어낸 갈등)
5. 승락과 승락의 여자친구 (혼전임신과 승락의 잠수)
6. 큰아버지(승락도 포함)와 혜연,금희,금옥,혜영과의 이장을 둘러싼 갈등
마지막 장면
: 승락, 혜연, 금희, 금옥, 혜영, 윤화, 동민 함께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넘 (풍경에 산이 보임)
마치 아버지를 이장하는 과정이 산넘고 물건너, 산넘으니 또 산과 같은 힘겨운 과정을 거쳤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적인 결말이라고 생각함. 가부장제라는 하나의 산을 넘어가는 다리 위에 있는 우리들의 모습.
기억나는 대사
"아빠 얼굴 생각안나" -동민-
"대대손손 망나니에요?" -혜연-
후기
우리나라의 문화인 '이장'을 둘러싼 갈등의 모습.
가부장제의 유교문화를 가진 한국에서 여자인 자식들이 버젓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사에서는 투명인간이 되는 기이한 현상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여성의 존재는 살아서도 망자의 공간에서도 발 디딜 곳이 없다. 그러나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변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지식하고 나이가 많은 남성과 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한 젊은 여성들과의 가치관이 충돌한다. "사람이 땅 속에 묻혀있어야 진짜 사는 거지, 다 태워버리면 진짜 죽는거여" 이미 죽은 사람이 또 죽는 다는 말은 다소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처럼 들린다. 큰아버지와 딸들간의 갈등의 끝에 결국 화장 후 수목장을 하게되고, 벌에 쏘여 쓰러진 승락을 대신해 혜영이 산소에서의 마지막 제사를 치른다. 장손을 중요시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죽으면 제사지내는 사람은 장손이기에 남자씨를 더욱 귀하고 중요하게 여겼다는데 있었다. 망자가 되어 제삿밥을 얻어먹기위해. 그런 점에서 영화에서 드러난 이장문제는 가부장제의 뿌리깊은 습에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가족간의 명칭과 족보에 대한 집착, 망자에 대한 제사의식, 종손의 문제는 죽은 사람이 또 죽는 다는 말처럼 공허하고 기괴하게 다가온다. 결국 아버지의 유골을 태워 화장을 하고 나무에 심듯, 이제는 태워버려야 할 남녀차발의 악습이며 각자 평등한 존재로 숲을 이루며 이들 가족처럼 나아가야 하지 않나싶다.
대사 한마디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던 적이 여러번이었다. 허구지만, 허구가 아닌 다큐멘터리 같았다. 첫장면에 등장한 얼굴없는 그림의 등장은 결국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기괴한 허구적인 문화를 비튼 것 아닐까. 현재를 살아야지, 과거에 메여있으면 쓰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스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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