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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시간 Son's Time (2014)ㅣ다큐멘터리ㅣ한국ㅣ87분, 12세이상관람가ㅣ감독 원태웅다큐멘터리/장편 2021. 1. 5. 02:33
기억에 남는 대사(자막)
"두텁게 굳어버린 단절의 시간 앞에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영화 후기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얼굴이 검은 사내 하나가 홀로 앉아있다. 처음부터 무엇이 잘못된걸까.
자신과 세상을 용서할 수 없었던 사내는 기어코 자신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인형을 찌르고 또 찌르며 울분을 터뜨린다. 논두렁위의 인형과 그는 산에게 외치듯 절규한다. "봐라, 내가 지금 누군가를 죽이려 하고 있다. 내 마음이 불타고 있다. 산신아, 너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느냐. 너도 이런 마음이었냐"
억눌린 마음의 응어리를 터뜨리고 고름을 짜내며 기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으로 그는 자신과 자신의 세상과 화해를 시도한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선산을 챙기지 못해 마음의 짐이 있었던 것처럼 그에게 있는 마음의 짐은 아버지의 짐을 해소하려는 것으로부터 실타래를 풀어간다. 그에게 세상은 풀어야할 숙제다.
엉키고 비어버린 집을 들여다본다. 그곳에서 잠시 앉아있어 보기도 한다. 아이의 얼굴을 카메라로 자세히 들여다본다.
아이가 학교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되돌아가 아이가 태어났던 때를 되돌아 본다. 아이에게 아버지가 있듯
아이의 아버지에게도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의 아버지에 아버지는 누구였을까? 산에 묻힌 할아버지일까. 정작 그는 할아버지보다 자신을 전쟁터로 내몬 국가를 더욱 아버지처럼 섬겼던게 아닌가. 전쟁의 상처를 영광으로 훈장으로 삼으며 여전히 거기에 매몰되어있는게 아닌가? 나의 아버지는 어떤 모습인가? 나의 할아버지는 어디있는가? 우리의 아버지는 왜 터전을 불태우는가? 지금 나는, 내가 있는 이 나라는 아이에게 아버지로써 떳떳한 것인가? 어머니, 어머니가 본 기억 속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명랑 피아노 - 선산 - 마을을 생각하며>의 세가지 섹션으로 아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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