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하ㅣ미국ㅣ2012제작ㅣ감독 노아 바움백ㅣ주연 그레타 거윅 미키 섬너
프란시스하 30번째 관람 후기
이따금 예술이 지겨워질때가 있다.
삶은 등한시한채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예술성에 대해 주구장창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일시적인 관심으로 사회적 현상을 다루는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는 성인군자인 마냥 고개가 빳빳해질때 구토를 느낀다. 예술이라는 건 마구니가 껴있는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일이 아닌 것을 다루는데에는 결국 소재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현상을 다루면서도 예술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주 역겨운 말중에 하나다. 르포와 보여주기식의 사이에 있는거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미술이 무엇이냐 영화가 무엇이냐 문학이란 무엇이냐 그 의미를 파헤치는 논쟁이 지겹고 따분하고 짜증이난다. 마치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군대얘기를 하며 거들먹거리는 것과 비슷하달까.
나도 내가 왜이렇게 비관론자가 된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예술을 하는게 뭔가 대단 한것마냥 하는게 너무 싫다. 예술작품한다고 사람들을 들쑤시고 민폐를 끼치는 것보다 매일 회사에 나가고 장사하러 나가는 사람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예술가는 업보를 지은 인간들이 이번 생애 업장소멸하기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다. 순탄치 않게 말이다.
그래서 프란시스하 영화가 좋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나는 예술을 해, 돈은 없지만 명예로운 사람이야, 나는 지식인이야, 지적이지, 이런 역겨운 소리 집어치우고 프란시스의 우정, 사랑, 돈과 같은 진짜 현실적인 삶을 이야기 한다. , 점점 비루해져가는 현실에서 자신의 춤을 몰라준다는 핑계와 열등감으로 똘똘뭉쳐 영화를 무겁게 만들지도 않는다. 무용수가 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라며 유쾌한 모습을 잃지 않는 것.
아마 보통의 우리나라 영화였으면 춤을 못추게 됐다고 우거지죽상돼서 자살한다거나 열등감에 빠져 세상을 원망하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거나 그리고 끝내 결말은 뭐 다시 춤춘다거나 그렇게 끝났을텐데, 프란시스하의 현실적인 결말이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영화를 위해 영화를 하는게 아니라 살다보니 영화를 만들게 된거지.
화가가 되려고 그림을 그린게 아니고
그림을 그리다보니 화가가 된거고
영화감독이 되기위해 영화를 만드는게 아니고
영화를 만들다보니 영화감독이 된거지.
에라이, 쓰다보니 이말도 거지같네
족같은 소리하고 있네!